쿠팡 역대 최대 매출 49조 (개인정보 유출, 성장 둔화, 흑자 전환)
지난해 말 쿠팡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터졌을 때, 저는 주저 없이 탈퇴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런데 최근 쿠팡이 연매출 49조 원을 기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복잡한 심경이 들었습니다. 3년 연속 영업 흑자를 달성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4분기 성장세가 꺾이며 50조 원의 벽은 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처럼 탈퇴한 사람도 많았지만, 제 아내는 여전히 쿠팡을 애용하고 있습니다. 로켓배송의 편리함과 가격 경쟁력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쿠팡 역대 최대 매출 49조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실적에 미친 영향
쿠팡은 지난해 4분기 매출 12조 8103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직전 3분기 매출 12조 8455억 원보다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달러 기준으로는 5% 감소했으며, 2021년 상장 이후 원화 기준으로도 처음 매출이 줄어든 분기였습니다. 이는 명백히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여파로 분석됩니다.
쿠팡 측은 전 직원이 3300만 개 이상의 사용자 계정에 불법 접근했으며, 약 3000개 계정의 정보를 저장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접근된 정보는 이름,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배송지 주소, 일부 주문 내역 등 기본적인 연락처 및 주문 정보였고, 한국 사용자 2609명의 공동현관 비밀번호에도 접근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금융정보나 로그인 비밀번호, 신분증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사태가 단순히 수치로만 평가될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제 경험상 개인정보가 외부에 노출됐다는 사실 자체가 주는 불안감은 상당히 오래 지속됩니다. 지금도 온라인 쇼핑을 할 때마다 찝찝함이 남아있고, 쿠팡 할인 상품을 보면서도 구매 버튼을 누르기가 망설여집니다. 활성 고객 수("https://www.investopedia.com/terms/a/active-user.asp"> 출처: Investopedia)를 보면 4분기에 246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지만, 직전 3분기 2470만 명보다는 10만 명이 줄었습니다. 여기서 활성 고객 수란 일정 기간 동안 실제로 구매 활동을 한 사용자 수를 의미하는데, 이 수치의 감소는 고객 이탈이 실제로 발생했음을 보여줍니다.
3년 연속 흑자 달성, 그러나 낮아지는 수익성
쿠팡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6790억 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영업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2023년 6170억 원, 2024년 6023억 원에 이어 꾸준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당기순이익은 30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고, 주당순이익(EPS)은 0.11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주당순이익이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을 발행 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투자자들이 주식의 가치를 평가할 때 중요하게 보는 지표입니다.
하지만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1.46%에서 1.38%로 하락했고, 이는 3년 연속 하락세입니다. 순이익률은 0.61%로 전년 0.2%보다는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쉽게 말해 100원을 벌어도 실제 남는 돈은 1원도 안 된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은 성장 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때문입니다.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대만 시장, 파페치 등 신규 사업의 조정 에비타(EBITDA) 손실이 4분기에만 4349억 원으로, 전년 동기 1646억 원 대비 2.5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조정 에비타란 기업의 실제 영업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로, 이자·세금·감가상각비를 제외한 순수한 영업 이익을 뜻합니다. 즉 쿠팡은 미래 성장을 위해 현재 수익성을 일부 희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 아내가 여전히 쿠팡을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로켓배송의 빠른 배송 시스템과 저렴한 가격은 경쟁사가 따라오기 어려운 수준이고, 이는 쿠팡이 막대한 투자를 통해 구축한 인프라 덕분입니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겪은 저로서는, 이런 편의성이 개인정보 보호보다 우선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사업부문별 성장률과 향후 전망
쿠팡의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Product Commerce) 부문은 지난해 연매출 42조 869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1% 성장했습니다. 프로덕트 커머스란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로켓그로스, 마켓플레이스 등 쿠팡의 전통적인 커머스 사업을 총칭하는 용어입니다. 반면 성장 사업 부문은 7조 326억 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38% 급성장했습니다.
사업부문별 성장률을 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나타납니다.
- 로켓배송 등 기존 커머스 사업은 안정적이지만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습니다.
-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대만 시장 등 신규 사업은 빠르게 성장하지만 아직 수익성이 낮습니다.
-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고객 신뢰 회복이 성장률 회복의 관건이 되고 있습니다.
쿠팡 측은 개인정보 사고가 2025년 4분기 매출 성장률, 활성 고객 수, 와우 멤버십 가입자 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했습니다("https://www.sec.gov/cgi-bin/browse-edgar?company=coupang&owner=exclude&action=getcompany"> 출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하지만 최근 성장률이 안정화되고 있으며, 올해 1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저는 이런 발표를 보면서도 여전히 의구심이 듭니다. 정말 고객들이 다시 돌아온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대체할 만한 플랫폼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쓰는 것인지 구분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쿠팡은 지난해 590만 주, 약 1억 6200만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실시했습니다. 이는 주주 가치 제고와 주가 관리를 위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고객 1인당 매출은 43만 6400원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했는데, 이는 기존 고객들이 더 많은 금액을 지출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제 아내처럼 쿠팡 생태계에 깊이 들어간 사용자들은 쉽게 이탈하지 않는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쿠팡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은 분명 대단한 성과입니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직접 겪은 저로서는 이 성과가 온전히 기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기업의 성장이 중요한 만큼, 고객 정보 보호도 그에 걸맞게 강화돼야 합니다. 쿠팡 측은 맨디언트, 팔로알토 네트웍스 같은 사이버 보안 전문 기업과 협력해 재발 방지에 나섰다고 밝혔지만, 진정한 신뢰 회복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저는 쿠팡이 2중, 3중의 보안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해 고객들의 불안을 해소해 주길 바랍니다. 매출이 아무리 높아도 고객 신뢰를 잃으면 결국 지속 가능한 성장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참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3/0013791663?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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